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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했어요]라는 환상
대중문화를 현실과 환상의 개념을 통해 읽어내는 작가의 비평이 재미있다. 그런데 이 글을 잘못 이해하고, "작가는 대중들을 환상에 빠진 무지몽매한 인간들로 취급하는 것이냐"라는 식의 비난섞인 댓글들이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 대중들은 두 가지 생각을 모두 갖고 있다. 'TV 속 낭만적인 결혼 생활이 진짜 현실이기를 바라는 마음'과 '그것이 현실이 아닌 가상이라는 인식'이다. 대중들은 <우리 걸혼했어요>에 나온 연출된 상황이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열망한다. 나는 바로 이 점에 <우리 결혼했어요>의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위험성은 대중들이 단순히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환상에 잠식되어 있을 경우보다 더 크다. 욕망은 항상 괴리와 결핍에서 발생한다. 옆집 사는 박씨는 부잔데 나는 가난할 때, 나는 부자되기를 열망한다. 내 친구 명박이는 공부를 잘하는데 나는 부진할 때, 나는 똑똑해지기를 열망한다. 대중들이 단순히 환상에만 젖어 있다면, 거기서는 아무런 욕망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중들은 현실과 가상의 차이를 알고 있다. 그것의 본질을 정확히 알지는 못할 수 있어도, 대충은 알고 있다. TV 속 연출된 결혼생활은 낭만적이지만, 실제 결혼생활(혹은 연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대중들은 알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욕망이 터져나온다. 대중들은 현실과 가상의 차이를 인식하면서, <우리 결혼했어요>라는 환상에 더욱 집착한다. TV 속 결혼이 진짜 현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환상은 거짓일 뿐이라는 인식은, 환상을 제거하기는 커녕 환상에 대한 욕망을 더욱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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